작년 연말 쯤, 지인으로부터 <당신이 옳다>라는 책을 선물 받아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사실 처음 이 책을 펼칠 때는 큰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가볍게 쓱 훑어넘겨봐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그렇게 가볍게 읽히기 위해 쓰인 책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지금 마음이 어떠세요? 도대체 얼마나 힘들었던 거예요?
이 책을 관통하는 한마디입니다. 이 책은 이 시대에 '나'가 결여된 삶을 살고 있는 많은 분들을 위해 저자가 고심하며 한글자 한글자 눌러쓴 흔적이 느껴지는 책입니다.
이 책은 최근 '밥블레스유2'에서 배우 문소리씨가 소개한 책이기도 합니다. 문소리씨는 이 책을 소개하며 “정혜신 작가님 책에 충고, 조언, 평가, 판단을 하지 말라는 말이 있어요. 왜냐하면 많은 바른 말들이 폭력적이라는 거예요. 심한 욕을 듣고 쓰러지는 사람들보다 바른 말을 듣고 상처받는 사람이 훨씬 많아요." 라며 누군가에게 충조평판(충고, 조언, 평가, 판단)을 하는 태도보다는 공감하는 태도를 가지는 것이 더욱 좋다고 강조했습니다.
문소리씨가 이 책을 언급하자 송은이씨도 이 책을 읽어봤다고 했는데요, 너무 좋아서 주위에 나눠주려고 20권이나 샀다고 합니다. 저도 이 책을 선물 받아 읽어보게 되었는데, 선물용으로 참 좋은 책인 것 같습니다.
책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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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혜신 박사는?
이 책에 관한 소개를 하려면 저자의 소개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 책은 정신과 의사인 저자가 치열한 현장 속에서 직접 경험하며 알게 된 것들을 녹여낸 책이기 때문입니다.
저자 정혜신 박사는 30여 년간 정신과 의사로 활동하며 1만2천여 명의 속마음을 듣고 나누었다고 합니다. 그는 '높은 곳'과 '낮은 곳'을 넘나들며 치열한 삶을 살았는데요, 최근 15년간 진료실 밖으로 나가 정치인, 법조인, 기업 CEO와 임원 등 자타가 인정하는 성공한 이들의 속마음을 나누는 일을 하면서도 동시에 우리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트라우마 현장의 피해자들과도 함께 했다고 합니다.
또한 그는 국가폭력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만든 재단 ‘진실의 힘’에서는 집단 상담을 이끌었고,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와 그 가족들을 위해서는 심리치유공간 ‘와락’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세월호 참사 직후에는 경기도 안산으로 가서 ‘치유공간 이웃’을 만들고 참사 피해자들의 치유에도 힘썼다고 하네요. 정말 매우 다양한 현장경험을 가지고 계신 것 같습니다.
놀라운 일은, 사실 저자 정혜신 박사는 7년 전에 절필을 했었다고 하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출간했다는 것입니다. 그가 절필한 이유는 '내가 왜 마감에 쫓기면서 살까. 내가 이 에너지를 왜 여기다 쓰고 있지? 내가 몸으로 움직일 수 있는 일, 실질적으로 할 수 있는 일, 제일 잘할 수 있는 일에 시간을 온전히 쓰겠다.' 라는 생각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가 이 책을 출간 하게 된 이유는, 사실 그는 <당신이 옳다>를 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 책이 글이라기보다는 행동지침서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그의 생각입니다. 이 책을 통해 누군가가 치유적으로 영향을 받아서 또 누군가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그런 선순환이 이 사회에 마구 일어나길 바란다는 것, 그것이 정혜신 박사가 절필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출간한 이유입니다.
<당신이 옳다> 리뷰
서론에 저자가 이 책은 절대 한 번 읽고 남에게 주지말고 두고 두고 필요할 때 꺼내어 읽으라고 했는데, 왜 그렇게 말했는지를 이 책을 차차 읽어나가면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한 글자 한 글자 저자가 진심으로 눌러 쓴 느낌입니다.
지금껏 저는 그저 막연하게 '공감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사실 왜 그래야하는지를 누군가 묻는다면 대답하기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왜 공감이 필요한지 어떻게 공감을 해야하는지 실전사례들을 들어 굉장히 알기 쉽게 풀이해주었습니다. 책 속에 등장하는 사례들을 보면, 우리 주변에서 진짜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사례들이고, 내가 한번쯤은 겪어본 듯한 상황과 맞물려서 더욱 쉽게 이해가 됩니다.
저는 이 책을 읽고 자기 반성을 참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스스로를 '굿 리스너'라고 생각하고 지냈던 지난 날의 나를 많이 돌아보고, 내가 무심코 던졌던 '충조평판'에 누군가는 쓰러졌을 수도 있겠구나, 통렬히 반성하였습니다.
사실 저는 착각을 하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충고나 조언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착각 말입니다. 특히나 요즘 같이 '사이다 발언' '팩트 폭격' 과 같이 팩트를 기반으로 한 충고나 평가가 미덕이 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저 또한 그것이 미덕인줄로만 알고, 무수한 '팩트 폭격'들을 날렸던 것 같습니다.
(날카로운 평가를 한다는 말을 저는 참 좋아했었습니다. 책, 영화 리뷰 블로그를 오픈하게 된 계기도, 저의 날카로운 평가가 참 도움 된다는 주위의 추천에 의해 시작하게 되었으니까요.)
'세 치 혀가 사람 잡는다' 라는 말이 있지요. 저는 이 속담이 누군가에게 '의도적으로' 상처주려고 하는 말들에 해당된다고 생각했었는데, 좋은 의도로 한 말도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해서 많이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저 또한 주위 사람들과의 대화 속에서, 최대한 충조평판을 자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나 이 책 속에서 소개된 사례들을 기억하며, 일상 대화속에서 많이 적용하는 연습을 해나가고 있습니다.(제 주위 사람들이 저의 변화를 많이 느껴줬으면 좋겠네요!)
그러나 아직은, 이 책대로 100퍼센트 실천하기는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제 입에서 시도 때도 없이 충조평판이 튀어나오는 것을 보며, 그 동안 나는 참 많은 충조평판을 했었구나 생각했습니다.
남을 평가하는 것은 어찌보면 그 사람을 그 평가 속에 가두는 동시에 나 또한 그 평가 속에 갇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 사람은 옷을 왜 저렇게 아무렇게나 입고 다니지?" 라고 말하는 순간 나 또한 '아무렇게나 옷을 입으면 안되는' 감옥에 갇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남을 갉아먹는 동시에 나도 갉아먹는 것이지요. 누군가를 향해 충조평판을 하는 것은 결국 거울을 보고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자기 반성이 너무 길었는데요, 결론은 이 책은 결국 내가 누군가를 '공감'함으로써 나 스스로도 치유를 얻는다는 것을 알려주는 책인 것 같습니다. 왜냐면 남을 향한 진정한 공감은 내가 내 자신에게 먼저 공감하는 것에서 부터 시작을 하기 때문이지요. 꼭 이 책에 있는 방법대로 계속 노력해서 나와 남이 함게 치유되는 마법을 느껴보고 싶습니다.
가끔씩 이 책을 다시 꺼내어 한구절씩 읽어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특히나 주위에 심리적 CPR이 필요한 사람이 생길 때마다 지침서처럼 두고 읽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책,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 평소에 '팩트폭격', '팩트리어트 미사일' 날리기 좋아하시는 분.
- 주위에 심리적으로 위태로워 보여 도와주고 싶은 사람이 있는 분.
- 가족간, 친구간, 지인간에 서로 대화가 잘 안통한다고 생각하시는 분.
- 심리적으로 지쳐서 위로가 필요하신 분.
- 사람이 사람에게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믿고 싶은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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